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서 버스, 택시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 사람은 우리와의 차이점에 대해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함은 물론 답답함을 느낄 만큼 천천히 운행한다. 특히 일본의 버스를 타면 한적한 사거리마다 일단정지 후, 기사가 손으로 좌, 우를 가리키며 안전을 확인한 후 진행방향으로 수신호를 하고 서서히 출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이 법제화되어 있는 것인지, 사전 교육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보는 사람이 있건 없건, 카메라가 있건 없건 마치 로봇처럼 그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사고를 낼래야 낼 수 없는 운전 습관인 것이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대중교통은 여러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기 때문에 특별히 안전을 최우선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여러 사람을 태우고 운행한다.'는 인식은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튀어나오는데, '특별히 빨리 가야 한다.'가 그 답이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가장 많이 교통법규를 어기는 교통수단이 버스와 택시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시내버스의 폐해가 극심하다.
혹시라도 정말 한가한 분이 계시다면 어느 노선의 시내버스 하나를 선택해서 종점에서 종점까지 뒤를 따라가며 몇 번이나 교통법규를 어기는지 따져보시라. 위반 회수도 만만치 않겠지만, 웬만한 담력과 다른 운전자를 무시하는 뻔뻔함이 없다면 그 버스를 따라가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좌, 우 회전 구간에서 안하무인의 끼어들기는 다반사고 단속이 없는 교차로에서의 신호위반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웬만한 법규위반은 지그시 눈감아주는 교통경찰들이다. 한마디로 시내버스는 도로 위의 폭군이고, 무법자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행위의 원인은 '많은 사람을 태우고 가기 때문에 우선권을 갖고 빨리 가야 한다.'는 어이없는 생각 때문이다. 거기에 왜 사고의 개연성은 감안하지 않는 것일까? 가끔 시내버스의 교통법규위반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보면 그 피해의 규모가 크고 끔찍하다. 심지어는 스쿨존에서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시점에서 냉정히 생각해 보자. 시내버스는 정말 대중들을 위해 '빠름'을 선택한 것일까? 내 생각은 '아니다.' 그것도 '절대 아니다!'이다. 목적은 '버스회사의 수익 극대화'에 있는 것이고, '대중을 위해서.'라는 명분은 그럴싸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개선 대책은 정말 단순하다.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안전 속도로 시간대별 시범 주행을 해보고, 그 기준에 따라 배차시간을 책정하면 되는 것이다. 이 쉬운 것을 왜 제도화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시내버스의 경영은 단순히 운임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로부터 각종 보조금이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보조금이 부족하다면 시범 운행의 결과에 따라 증액시키면 될 일이다. 온갖 선심성 정책 지원금이 난무하는 현실이다. 대머리 치료까지 의료보험 혜택을 검토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시내버스 보조금의 증액 정도는 그리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운전을 하다 보면 시내버스로 인해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끼어들기 위해 두세 개 차선을 가로막는 등 교통체증에도 한 몫 하는 것이 시내버스다.
G7회의에 초청받을 만큼 국제적으로 선진국 대우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빨리 빨리’가 필요했던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 이제는 국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일상을 위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진국으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