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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2 18:07

  • 박스기사 > 연재-이서빈 시인

욕심꽃/ 고윤옥

(환경시 특집)

기사입력 2026-08-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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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꽃/ 고윤옥

 

반짝이는 모래알들,
저마다 별이 되어 우주를 밝히고

그 중 지구라는 아주 작은 별,
빙글빙글 돌며 생물들을 키우고

사람이라는 인격체,
먹고말하고일하고 또 종이에 적으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안간힘인데

자연의 품속에서,
수명을 늘리고자 주위를 해치기도
욕망꽃씨를 마구 뿌려대기도 하니

하늘은 보다못해 경고장을 던진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생각없이 사는 미물들아, 받아라~~
폭설폭풍폭우 !!!

몰매에 움츠린 사람들
반성과 자각으로
지구 돌보며 과욕을 식히는 중이다

머지않아 지구는 꽃향기숲으로 출렁이리라

 

 

바 다/ 고윤옥

 

~~
받아들인다구?

이럴수가?

내 신음소리 좀 받아줘
미세먼지에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어

엽집어르신은 혹독한 추위에 손발이 얼어 그대로 유명을 달리하셨대
남겨진 애끓는 눈물도 받아줄 수 있어?

이상기후에 달라지는 다양한 지구풍경은
많은 생물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더라구
이런 억울하고 무모한 죽음도 네가 받아주겠니?

이렇게,
네 덕분에,
지구는 한숨 돌리고
삶을 이어갈 수 있구나

바다야, 네 품 속 버글거리는 물고기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 같아

맘껏 버둥대며 삶을 헤엄칠 수 있으니 말야
대통령 뽑을 일도
땅덩어리 빼앗을 일도 없으니 말야

함께 어깨 곁대고 대를 잇는 모습
정말 아름다워

그덕에 지구는 신나게 돌고
그덕에 사람들 생도 이어질 수 있으니...

 

 

 

무시라무시라/ 고윤옥

 

부글부글 거품 토해내는 바다
대체 뭣때문에 그리 흥분하는가?

산불 발광으로 수십만 이재민 낳고
폭우 폭설 폭풍으로 수십 조원 날리며
천사의 도시가 저주의 도시로 개명되는 요즘

엄청난 땅 꺼짐이
평온한 마을을 송두리째 삼키고
입을 쩍~벌린 채 멀뚱이 누웠다

침대에서 토닥토닥 갓난아기 재우다
집이 폭삭 주저앉는 날벼락에 죽어간 모녀

와르르 무너지는 건물에 납작꿍 된
빨간신호등 앞의 자동차 행렬들

역대급 지진에 이리도 속절없이 당하는데
바다는 또 쓰나미로 도시를 덥치니
온난화의 부작용들 다투어 힘자랑인가?

초강력태풍은
길 가던 여인 날리고 나무 뿌리채 뽑아 던지고
난기류 우박은
착륙중인 비행기 후려치며 박살내고
거대한 모래폭풍은
수만 가구 정전시키고
산사태

폭우는
수백 만명 이재민 만드는,


이상기후의 심각한 병세에
응급실 시간들 초비상이 걸렸다

 

 

고윤옥 시인의욕심꽃은 지구의 마지막 꽃을 빨리 당기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꽃으로 읽힌다.

시인은 우주에서 지구로, 지구에서 인간으로, 다시 인간의 욕망에서 자연의 경고로 시선을 좁혀가며 문명의 진보가 어떻게 생명의 위기로 전환되는가를 한 편의 우화적 환경영화처럼 펼쳐 보인다.

첫 장면은 광활하다.

반짝이는 모래알처럼 흩어진 별들.
저마다 하나의 우주가 되어 어둠을 밝히는 별들 사이에서 카메라는 유독 작은 하나를 포착하며 광활하게 펼쳐나간다.

말없이 회전하는 작고 푸른 행성에서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며,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로 등장한다.

그러나 인간은 곧 자신이 속한 세계를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먹고, 말하고, 일하고, 기록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축적까지 하며
더 나은삶을 꿈꾸는 욕망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더 오래 살고 싶고,
더 많이 가지고 싶고,
더 편리하게 살고 싶고,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는 욕망은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연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만다며 인간의 욕망을 이미지로 치환한다.

 

욕심꽃제목부터 이미 무엇을 말하려는지 많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꽃은 본래 생명의 아름다움을 상징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욕망이 피워낸 기묘한 꽃으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가져간 것들이 씨앗이 되어 도시와 공장과 소비의 풍경 위에 끝없이 피어 폭설. 폭풍. 폭우. 등 폭폭폭으로 세상을 뒤덮으며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오랫동안 외면해온 자연의 목소리를 시각화한 거대한 경고의 시퀀스다.
몰매에 움츠린 사람들/ 반성과 자각으로/ 지구 돌보며 과욕을 식히는 중이다// 머지않아 지구는 꽃향기숲으로 출렁이리라지구의 몰매에 결국 인간은 움츠러들고 많이 문명의 편리함만 추구하지 말고 반성과 자각으로 깨닫고 욕망을 덜어내라는 경고장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꽃향기숲은 단순한 낙원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이 다시 관계를 회복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의 풍경을 미리 영화처럼 보여주며 각성할 것을 촉구하는 시다.

 

다음 시바다1연에서 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입자인 먼지에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어마스크는 물론이고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극단적 기후변화가 빚어낸 이상기후에 달라지는 다양한 지구풍경은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남반구는 일주일 사이 지난해 내린 비의 두 배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북반구 유럽엔 전례 없는 불볕더위 속에 산불이 퍼지고 있다.

갯벌처럼 변해버린 협곡바닥에 구겨진 자동차가 널브러져 있고 범람한 물줄기가 도로 한가운데를 끊어버리고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

 

버글거리는 물고기들은/ 참으로 행복할수밖에 없을 것 같다. 바다는 품이 넓다. 함부로 자원을 마구 사용해 온 인간이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깨닫지 않으면 결국 품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다음 시무시라무시라를 살펴보자. 2004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기후재난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라는 환경영화를 보면 재난이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다음 날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시간적 긴장감을 담고 있다.

그 영화를 한국 제목을 고윤옥 시인의무시라무시라로 상영되었다면 참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주인공 기후학자 잭 홀(Jack Hall)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설명하면서 핵심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가 귓가에서 벌처럼 앵앵거린다.

“If we don't act now, it will be too late.”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너무 늦습니다.”

이 대사는 영화의 환경적 메시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환경단체 (천연자원 보호 협의회)도 이 대사를 영화의 핵심적인 기후 경고로 소개했다.

또 영화의 중요한 설정은 지구온난화가 해류 순환에 영향을 주면서 급격한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잭은 북대서양 해류의 변화가 새로운 빙하기와 같은 극단적 기후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실제 과학에서는 영화처럼 지구 전체가 며칠 만에 얼어붙는 식의 전개는 과장됐다는 평가로 넘길 뿐이었다. 과학자들은 영화가 기후변화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환기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재난의 속도와 규모는 매우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이때 시인은 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부글부글 거품 토해내는 바다/ 대체 뭣때문에 그리 흥분하는가?’

이 영화가 결국 보여주는

경고를 무시하는 동안 재난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라는 역설이 바로무시라무시라.

무시라무시라에서는 바다가 끓고, 산불이 번지고, 땅이 꺼지고, 폭우와 폭풍이 몰려오는데 인간은 그것을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영화 투모로우가 던지는 시선은 이 모든 것이 서로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기후 시스템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투모로우가 기후위기를 다가올 재난의 스펙터클로 보여주었다면 고윤옥 시인의무시라무시라는 그것이 이미 우리 곁에 도착한 현실의 풍경으로 와 닿게 한다.

투모로우영화에서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너무 늦는다는 경고가 핵심이고

반면무시라무시라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폭우 폭풍 산불 해수면 상승 극단적인 폭염과 한파 등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경고를 받았다. 그 경고장은 이미 빗물에 젖은 채 우리의 현관 앞에 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현관 앞에 떨어진 경고장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평론 이서빈

 

 

# 고윤옥 시인 약력

고윤옥 시인

* 충북 청주 출생

* 남과 다른 시쓰기 동인

* 연세대학교 졸업

 

 

# 이서빈 시인 약력

이서빈 시인

경북 영주 출생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 : 달의 이동 경로」 「함께, 울컥」 「올챙이를 산란하는 비요일

창의력 사전다수

한국 문인 협회 인성교육 개발위원

한국 펜클럽 회원

시인뉴스. 모던포엠. 스토리문학 편집위원

대하소설 소백산맥영주신문 연재하고 17권 완간

주소: 서울시 중랑구 겸재로 5487, 1101호 우)02208

이메일: happyjy8901@hanmail.net

 

권대현 (youngju@new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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